최종편집:2024-04-17 20:37 (수)
부모의 부양, 대체봉사제도 도입하자
상태바
부모의 부양, 대체봉사제도 도입하자
  • 경도신문
  • 승인 2016.11.27 15: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름다운 노년이란 무엇일까?

넉넉한 노후자금을 가지고 외국여행을 하면서 두 부부가 건강하게 사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갑자기 부자가 된 우리나라 상황으로는 그러한 준비를 해놓은 노년은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대부분 독거노인으로 전락하게 된다.

‘아름다운 노년이란 아무래도 자녀의 부양을 받으며 사는 것’ 이란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다.

시골로 갈수록 독거노인의 가구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나 역시 부모님을 모시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할아버지 할머니,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자녀들이 함께 3세대가 생활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가계의 형태임에도 오늘날 도시에서는 그런 집을 눈 씻고 찾아보기 어렵다.

또한 시골에서는 거의 노인가구가 지배적이다.

자식은 부모를 돌보아야 할 의무가 있고 자기 가족은 자기가 책임져야함에도 먹고 사는 문제로 자식들은 도시에 살고 노령의 부모는 고향땅에 거주하는 형태다.

그러니 생활의 형편에 따라 노령의 부모를 편안하게 모시지 못하는 문제가 있는데 이러한 문제는 비단 몇몇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떠안고 있는 나라의 문제인 것이다. 

사회복지라는 아름으로 정부가 떠안고 정부도 업무에는 한계가 있어 지역 사회단체에 도움을 요청하게 되고, 급기야는 생소했던 자원봉사라는 이름이 지금은 어색하지 않은 용어로 불리고 있다.

내 부모, 내 가족이 타인과 지역사회 단체와 읍면사무소의 도움이 없으면 단 하루도 연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방치한 부모와 자식 사이의 인연을 끊어버린 가족에게 1차적인 책임이 있다.

내가 아니어도 내 부모는 고향땅에 주소를 두고 거주하기만 하면 식량주고, 반찬을 해다 주고, 의료문제가 생기면 119응급시스템이 가동되는 것을 믿고 있는 자식들이 너무나 많다.

처음에는 내 부모에 대해 내가 돌보지 못함에 대한 효를 다하지 못함에 반성의 여지가 있었고, 그러한 부끄러움에 자기반성의 시간도 있어 끝까지 책임지는 노력이 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해당지역 행정관청과 이웃 그리고 지역사회가 돌보지 않는다고 항의나 하는 자식세대들이 있다고 하니 뭔가 잘못돼도 한참은 잘못됐다는 생각이다.

행정관청과 자원봉사에 임하는 단체도 뒤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웃과 사랑을 나눔에 있어서 부족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우나 실적을 위주로 더 많은 단체나 개인이 참여토록 경쟁하는 모습은 과히 좋지 않다.

행정관청이 눈에 보이는 단체만 포상하고 선도하려는 모습은 신중해야만 한다. 자원봉사활동이 활성화되면 될수록 노령 부모를 방치하는 자식들이 늘어나는 아이러니가 있다.

내가 아니더라도 남들이 내 부모 잘 모시고 있는데, 애써서 부모를 모실 필요가 있느냐며 효의 당위성을 상실해가는 지금의 세태에 혀를 끌끌 찰 노릇이다.

나는 지금 어떠한 상황인가?

내가 노령이 됐을 때 나는 나를 책임질 수 있을 것인가?

내가 지역사회단체와 행정관청의 도움 없이 내 스스로의 힘으로 아름다운 노년을 보낼 수 있을 것인가?

장담은 할 수 없지만 그리되도록 준비해야 한다.

어떻게 비춰질지는 모르겠으나 정부정책과 지역사회단체들의 일정수준을 초과한 지원도 노령의 부모세대들을 자식인 내가 아니어도 잘 돌보고 있다는 무책임한 생각이 들도록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보살펴드리되 부모를 모실 환경에 있지 않은 사람은 도시에서 다른 어른에게 봉사하게 하는 대체봉사제도를 도입하자.

이는 지역사회 자원봉사 인력과 정부재정을 줄이는 방법이며, 사회적 공동체가 함께 떠안고 있는 노령돌보미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생각이다.

자기의 부모를 돌보는 일에 사회적인 비용과 인력 노력이 투입되는 만큼 그 자식세대에게 대체봉사제도를 만들어서라도 자신의 부모에게 들어간 노동력을 되돌려 받아내는 정책도 필요하다.

<고려대 평생교육원 교수 김 순 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