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4-04-18 21:31 (목)
1년 365일 ‘나보다 우리’
상태바
1년 365일 ‘나보다 우리’
  • 황 호 기자
  • 승인 2018.01.03 16: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제2사회부 황 호

2017년 한해는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다.

최근만 하더라도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사건으로 온 나라가 곤란을 겪었고, 지구촌 여기저기서 기후와 지진 사태로 큰 재앙을 겪었으며, 정치권은 대통령 탄핵으로 이런저런 일로 조용한 날이 없었다.

1월은 일 년의 시작이다. 저마다 좋은 계획을 세우고 희로애락을 겪을 것을 알고 상황에 대처한다.

희로애락의 결과가 좋으면 더없이 금상첨화다. 그러나 결과가 좋지 않으면, 그야말로 헤어나지 못할 구렁텅이로 빠질 수도 있다.

누구나 사람에게는 다섯 가지의 욕심(欲心)과 다섯 가지의 복(福)이 있다. 살아가면서 이 오욕(五欲)을 적당히 잘 소화해 修身齊家(수신제가)를 잘할 때 오복(五福)이 찾아오고, 삶의 무게인 희로애락과는 다르다.

즉 식욕(食欲), 색욕(色欲), 재욕(財欲), 수욕(睡欲), 명욕(名欲)이다.

그리고 오복(五福)은 오래 산다는 수(壽), 부자로 잘산다는 부(富), 건강하고 마음 편하게 산다는 강녕(康寧), 적을 좋아하고 베풀며 산다는 유호덕(攸好德), 깨끗한 죽음을 맞이하는 고종명(考終命)이다.

이 오복과 오욕을 다 누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얻을 것은 무엇이고. 버릴 것은 무엇인지. 버리기 전에 생각하고, 얻기 위해 미리 준비해야 한다. 순간이 1년이요, 곧 10년이며, 한평생이다.

우리는 순간을 중요시하면서 1년 열두 달을 미리 가보자. 대한민국은 일 년 동안 무엇을 했으며,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는 시간은 결국 자신을, 우리를 위하는 것이다. 자축하고 반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지금까지 자기의 주장만이 옳은 일이고 남의 주장은 거짓이라고 하는 데서 다툼이 시작됐다.

그들은 소위 ‘소신’을 가지고 있다고 자랑한다.

개인은 영웅주의로 치닫고, 자신들이 하는 행동만이 옳은 일이라며 ‘역사의 심판’ 까지 운운하고 있다. 그들은 매우 뚜렷한 소신을 가지고 있다고 자랑한다.

그 소신이 객관적으로 옳은 일이냐를 따지기 전에 그 의견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가담해있느냐로 그들의 힘을 과시한다.

그 소신이 옳은 일이냐 그른 일이냐의 문제보다는 자신들이 떠들고 있는 일이냐 아니냐로 참과 거짓을 구분한다.

그래서 선천적 옳은 일에 보다 자신들의 후천적 선호에 그들은 선과 악을 판단하는 기준을 두고 있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일이 있고 싫어하는 일도 있다.

문제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은 언제나 옳은 일이고, 자신이 싫어하는 일은 항상 그른 일이라고 단정해버리는, 그래서 주변의 이야기나 조언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 맹목적 소영웅주의가 정의처럼 보인다는 사실에 더욱 심각성이 있어 보이기도하다.

물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은 더 가치가 있는 일로 생각되고, 자신이 싫어하는 일은 가치 없는 것으로 생각될 소지는 다분히 있을 수 있다.

자신과 같은 취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호감을 갖게 되고, 자신과는 전혀 다른 취미를 가진 사람에 대해서는 거리감을 가지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같이 좋아하는 사람은 그 사람의 잘못에까지도 너그러울 수 있으며, 자신이 싫어하는 일을 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그 당사자는 물론이고 그 일 자체도 부당한 것으로 판단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생각이 바로 편을 가르는 일이다.

분열의 단초이며, 판단의 올바름에 결핍을 가져오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바로 여기에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도 그른 일이 있고, 내가 싫어하는 일이라도 옳은 일이 있다’는 양보의 마음가짐이 필요한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 나중에 생각해도 옳은 일이라면 더없이 다행한 일이겠지만, 내가 싫어하는 일이 나중에 옳은 일일 수도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하는 대목인 것이다. 매사에 지나치게 자신이 좋아하는 일만이 옳은 일이라고 고집하는 어리석음은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모든 다툼의 중심에 바로 이런 생각이 들어있어야 한다.

그래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려하지 않는 사람을 이해하려 노력해야 하고, 그 사람들과의 끈질긴 승부보다 열린 소통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 덕목이 절실한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일에 대해서도 옳다면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하는 이유이다.

우리 함께 새해다짐을 해보자. “좋아하는 일이라도 옳지 않을 수 있으며, 싫어하는 일이라도 옳은 일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살아가자고…”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