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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지역돌봄’을 통해 새로운 나와 가족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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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지역돌봄’을 통해 새로운 나와 가족 만들어야
  • 경도신문
  • 승인 2019.08.28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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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민행정을 펼치고 있는 최 일선에서 한두 달에 한 번씩 어르신 독거사나, 보호자의 부양 없이 생활고충을 토로하는 어르신들을 자주 보면서 정말 노인문제가 심각하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고, 자녀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부모 세대에 효를 다한 어르신들이었을텐데 말이다.

다행히도 복지대상자와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많은 사업 마련에 힘썼던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이제는 노인돌봄에 대한 필요성을 절실히 고민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744만 명으로 전체인구 대비 노인인구 비율이 14.4%로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진입하는데 17년이 걸린 것으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기록이라고 한다.

급격한 고령사회는 사회적으로도 많은 현안들이 생겨나고 있다.

첫 번째는 건강보험 재정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은 2016년 이후 당기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두 번째 문제는 장기요양 노인환자를 제대로 돌볼 수 있는 준비가 부족하고, 30만 명이 넘는 노인들이 요양시설에 의존하고 있다.

세 번째 문제는 환자 중심의 문제해결 노력보다는 시스템 중심으로 환자를 돌보고 있다.

현 정부는 장기요양 환자가 요양시설에 입소하는 것을 최대한 억제하고 가정과 지역에서 돌볼 시스템을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부천시도 지난 4월 보건복지부로부터 ‘지역사회 통합돌봄 노인분야 선도도시’로 선정돼 돌봄이 필요한 노인이 살던 곳에서 지역사회와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주거·보건의료·요양·돌봄·독립생활 등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지역사회 통합 돌봄 선도사업’을 6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광역동을 중심으로 100세 건강실과 종합사회복지관을 1:1 매칭해 보건과 복지의 칸막이를 없애고 IoT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연계사업을 발굴하는 등 부천형 지역사회 통합 돌봄을 구축해 누구나 지역사회에서 가족과 함께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10개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본 사업이 추진 중이다.

성곡동 행정복지센터에서도 지난 6월 보호자 없이 퇴원을 앞둔 저장강박증 독거노인이 의료급여대상자로 발굴됐다.

이 어르신의 집은 쓰레기와 악취와 화재위험·생활공간 부재, 가족과 이웃과의 관계 단절로 신체·정신 건강관리 돌봄 필요한 상황이었다.

성곡동 희망복지과 지역통합돌봄팀은 어르신을 돌봄대상자로 선정하고 즉시 쓰레기수거ㆍ집안대청소 등 주거환경 개선사업과 퇴원 및 귀가조치 등으로 지원을 시작했다.

관련기관·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지역케어회의’를 열어 어르신이 또다시 쓰레기집으로 만들어 이웃에게 생활불편을 주지 않도록 하는 예방책과 이웃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부양의무자와 지역의 역할을 논의했다.

이후 이웃어르신과 단체원들이 자발적으로 어르신을 수시로 돌봐주고, 매일 돌봄내용과 변화과정을 SNS로 공유하며 그들만의 라포르와 책임감으로 결속돼 갔다.

어르신이 닫혔던 마음의 문을 열고 사람들과의 어울리기 시작한 것이다.
가족관계가 단절됐던 부인과 딸에게도 변화가 생겼다.

행정기관과 지역주민들의 부단한 노력을 알리면서 기본적인 보호자 역할을 이행하도록 격려한 끝에, 보호자 역할을 하겠다라는 다짐을 받았다.

지역 안에서 돌봄이 필요한 노인에게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이를 꾸준히 돌보는 주체가 필요하다.

이는 자원봉사와 일자리 영역도 확대될 것이라 기대된다.

우선 성곡동에서는 지역사회 통합돌봄 활동가를 모집·양성해 지역돌봄가로서의 사명감을 갖고 노인돌봄 분야에 전문 자원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돌봄 활동가를 다음 달에 모집할 예정이다.

사회가 급변하고 고령사회로 가족이라는 정의가 꼭 혈연으로 맺어진 사람들의 이야기만은 아닌 것은 분명하다.

위 사례를 보듯이, 지역에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을 위해 이웃과, 단체원, 자원봉사자, 유관기관 등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어 또 하나의 가족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어느 조직의 구성원, 모임, 친구, 연인, 가족이 된다는 것은 또 하나의 나를 만드는 일이다. 바로 그들이 나에 대해 설명해줄 유일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주위에 있는 이웃에게 더욱 괸심을 갖고 새로운 나와 가족을 만들어 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숙제를 던지고 싶다.

부천시 성곡동 행정복지센터 희망복지과 과장 차 영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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