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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의 싹을 틔운 봄비, 4.19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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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의 싹을 틔운 봄비, 4.19혁명
  • 경도신문
  • 승인 2020.04.12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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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보훈지청 보상과 주무관 최 현 일

올해 4월 19일은 24절기 중 여섯 번째로 찾아오는 곡우(穀雨)이다.

농경사회였던 과거, 우리 선조들의 한 해 농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로 봄비가 자주 내리고 백곡(百穀)이 윤택해지는 때이다.

이 무렵 조상들은 못자리를 내고자 볍씨를 담갔는데, 부정한 짓을 저지른 사람이 볍씨를 보면 1년 농사를 망친다고 믿어 볍씨를 담가 둔 가마니를 소나무 가지로 덮어 보관했다고 한다.

1945년 광복을 맞고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면서 이 땅에 민주주의가 들어오게 된다.

그러나 1950년 3년에 걸친 6.25전쟁과 빈곤, 권위주의 정부 하에서 민주주의는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메마른 땅에서 시름할 뿐이었다.

그러던 1960년, 이승만 정권이 3.15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을 위해 각종 불법과 부정행위를 자행하자, 마산에서 1만여 학생과 시민들이 이에 맞서 3.15의거를 일으켰다.

이 과정에서 김주열 학생이 실종되고 4월 11일 마산 앞바다에서 얼굴에 최루탄이 관통한 채 떠오르자, 학생과 시민들의 시위는 더욱 거세졌으며 삽시간에 전국으로 확산됐다.

이승만 정권은 경찰의 무력 진압과 계엄령을 통해 학생과 시민들의 시위를 막아보려 했지만, 이미 들불처럼 번진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과 독재정권에 대한 투쟁을 사그라지게 하지는 못했다.

결국 4월 26일 이승만 대통령의 하야 선언과 함께 12년 장기 독재는 막을 내렸고, 학생과 시민들이 흘린 피와 땀으로 4.19혁명은 봄비가 돼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싹을 틔웠다.

4.19혁명 60주년이 되는 2020년, 우리는 전례 없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전 세계적인 팬데믹 상황을 겪고 있다.

코로나19의 강력한 전염력과 치명율은 선진국이라 여겼던 북미와 유럽 대륙에서 정부의 민주적인 통제를 불능에 빠뜨리고, 도시 봉쇄와 시민들의 사재기, 그리고 의료시스템 붕괴라는 혼란을 가져왔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코로나 사태 초기부터 정부의 투명한 정보 공개와 이를 신뢰하는 국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코로나19의 확산을 진정시키고 있는 나라로 인정받고 있다.

60년 전 학생과 시민들의 힘으로 독재를 무너뜨린 4.19혁명의 싹은 이제 전 세계가 본받고 싶어 하는 성숙한 시민의식과 민주사회라는 거목으로 자라난 것입니다.

곡우이자 4.19혁명 기념일에 우리는 과거 독재와 권위주의 정권 아래서 민주주의를 쟁취하고자 피땀 흘렸던 수많은 민주 영령과 열사들의 넋을 기리는 등 어렵게 이룩한 오늘의 자유 민주주의 대한민국을 후손들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줄 수 있도록 자유·민주·정의의 4.19혁명 정신을 되새겨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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