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급해하지 않고 한 판 한 판…가장 큰 목표는 한라장사”
“경기에서는 조급해하지 않고 한 판 한 판 집중하려고 했습니다.“
이기웅(인하대·3)은 19일 제주 한림체육관에서 열린 제107회 전국체육대회 씨름 남자대학부 역사급(105kg) 결승전에서 대전 대표로 나선 같은 학교 2학년 후배 이재웅을 2대0으로 완벽하게 제압하고 생애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고등학교 시절을 포함해 다섯 번째 전국체전 출전 만에 거머쥔 눈부신 금빛 쾌거다.
영광의 순간 뒤에는 한계를 넘나드는 강도 높은 훈련이 숨어 있었다.
이기웅은 대회를 앞두고 “꼭 금메달을 가져오자”는 감독의 굳은 결의에 따라 그는 평소보다 훈련량을 대폭 늘리며 남다른 무게감으로 모래판에 섰다.
특히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간다는 지적을 수용해 웨이트트레이닝 비중을 과감히 줄이고 맨몸 운동과 체력 훈련에 매진했다.
매일 새벽 6시 인천 수봉산에 올라 둘레길을 다섯 바퀴씩 뛰고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리는 혹독한 새벽 훈련을 1시간 30분가량 묵묵히 소화했다.
새벽 훈련 직후 무거운 몸을 이끌고 학교 수업까지 들어야 하는 고된 일정이었지만, 그는 체력을 한계치까지 끌어올리며 치열하게 모래판을 뒹굴었다.
실전 무대 위 최대 고비와 승부처에서 빛을 발한 것은 한층 단단해진 심리적 안정감과 주특기였다.
“경기에서는 조급해하지 않고 한 판 한 판 집중하려고 했다”는 다짐은 결승전 실전에서 완벽하게 증명됐다.
상대를 거세게 끌어당겨 몸을 밀착시킨 뒤 골반을 제압하며 오른쪽으로 단숨에 메치는 ‘들배지기’ 기술이 주요 승부처마다 정확하게 적중하며 완벽한 승리를 이끌었다.
전국 무대 최정상에 선 그도 샅바를 처음 잡은 계기는 다소 평범했다.
중학교 3학년 시절, 단순히 살을 빼고 싶고 공부가 하기 싫어 친구의 권유로 우연히 씨름을 시작했다.
막상 시작한 운동의 묘미에 푹 빠져 선수 생활을 이어왔지만, 때로는 뜻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아 실력 저하와 슬럼프에 대한 두려움에 부딪힐 때도 있었다.
하지만 특정 선수를 롤모델로 좇기보다는 오롯이 자기 자신을 믿고 나아가는 흔들림 없는 뚝심으로 버텼다.
이기웅은 “힘들거나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했다. 꾸준히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운동을 이어왔다”는 덤덤한 고백에서 그간 견뎌낸 인고의 시간이 엿보인다.
평소 묵묵하고 성실한 훈련 태도로 정평이 난 이기웅은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서도 자신을 지탱해 준 이들을 먼저 떠올렸다.
이기웅은 “옆에서 믿고 지켜봐 주시며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신 이성원 감독님과 함께 만들어낸 결과라 정말 감사하다”며, “함께 열심히 훈련한 한 학년 아래 후배 이재용과 항상 묵묵히 응원해 주신 가족들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고개 숙여 진심 어린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