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학교 배구부가 창단 50주년을 맞은 해에 11년 만의 ‘시즌 전관왕’을 달성했다.
대학배구 역사상 통산 세 번째 시즌 전관왕에 오른 최초의 팀이라는 금자탑도 함께 쌓았다.
최천식 감독이 이끄는 인하대(인천)는 20일 제주 서귀포시 천지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제107회 전국체육대회 배구 남자대학부 결승전에서 중부대(충남)를 세트스코어 3-1(26-28, 26-24, 25-22, 25-18)로 제압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인하대는 지난 7월 고성대회, 8월 단양대회, 10월 KUSF 대학배구 U-리그(전승 우승)에 이어 전국체전 정상까지 밟으며 올 시즌 출전한 4개 대회를 모두 석권했다.
2015년 이후 11년 만의 시즌 전관왕이다.
그동안 대학배구에서 한 시즌 전 대회를 휩쓴 기록은 인하대와 한양대가 각각 두 차례씩 보유하고 있었으나, 인하대가 올해 세 번째 대기록을 완성하며 역대 최다 전관왕 타이틀을 단독으로 거머쥐었다.
우승까지의 여정은 한 편의 드라마였다.
전날 19일 한양대와의 준결승에서 1·2세트를 먼저 내주고도 내리 세 세트를 따내는 ‘리버스 스윕(3-2)’으로 결승에 오른 인하대는, 체력적 부담 속에 맞이한 결승 1세트에서도 듀스 접전 끝에 26-28로 패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승부처는 2세트였다. 다시 한번 이어진 듀스 승부에서 인하대는 막판 집중력을 발휘해 26-24로 세트를 만회하며 경기 흐름을 뒤집었다.
기세가 오른 인하대는 본래의 조직력을 회복하며 3세트를 25-22로 따냈고, 이어진 4세트에서는 중부대의 추격을 18점으로 묶으며 1시간 43분간의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후 최천식 감독은 연이은 역전 우승의 원동력으로 ‘내려놓음’과 ‘팀워크’를 꼽았다.
최 감독은 “시즌 개막 때만 해도 전관왕은 예상하지 못했지만, 대회를 거듭할수록 선수들의 호흡이 맞아떨어지며 자신감이 붙었다”며 “특히 배구부 창단 50주년에 거둔 성과라 더욱 뜻깊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준결승 상대였던 한양대와는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라고 판단해 선수들에게 부담을 내려놓고 후회 없이 뛰라고 주문했는데, 오히려 그 점이 자유로운 플레이로 이어졌다”며 “결승 역시 전날 풀세트 접전의 여파로 몸이 무거웠으나, 승부처였던 2세트를 가져오면서 우리의 페이스를 찾을 수 있었다. 경기 내내 지나간 실수는 잊고 다음 랠리에만 집중하자고 강조한 것이 주효했다”고 돌아봤다.
최 감독은 올해 수훈 선수로 엔트리 15명 전원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배구는 한 선수가 공을 연속으로 두 번 건드릴 수 없어 반드시 동료의 도움이 필요한 종목”이라며 “득점을 올리는 공격수뿐만 아니라 궂은일을 도맡는 선수, 웜업존에서 목청껏 응원하는 선수까지 15명 모두가 이번 전관왕의 MVP”라고 강조했다.
코트 안팎에서 선수단을 하나로 묶은 2학년 주장 김정환은 “단기전은 흐름과 분위기 싸움이라 코트에서 누구보다 목소리를 크게 내려고 노력했다”며 “올 시즌 4개 대회를 모두 우승으로 장식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고 웃어 보였다.
최고의 시즌을 보낸 인하대는 이제 다음 시즌을 향한 새로운 준비에 돌입한다.
최 감독은 “올해 프로배구 신인드래프트에 얼리(조기) 신청자로 나가는 주축 선수들이 많아 전력 누수가 가장 큰 고민”이라면서도 “드래프트 윤곽이 나오면 새로 합류할 신입생들과 손발을 맞춰 또다시 인하대만의 단단한 배구를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