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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동주’와 ‘귀향’ 흥행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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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동주’와 ‘귀향’ 흥행의 의미
  • 경도신문
  • 승인 2016.03.13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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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영화 ‘동주’와 ‘귀향’이 세인들 간에 화제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동주’는 전국 390개 상영관에서 상영돼 누적관객 100만 명을 넘어서 상영횟수 1,100회를 기록 전국박스오피스 순위 5위로 선전하고 있으며 ‘귀향’은 전국 861개 상영관 누적관객 300만을 바라보며 상영횟수 3,400회를 넘기며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다. 이 두 영화가 왜 이렇게 인기며 무엇이 문제일까?

우선 영화 ‘동주’는 20대 젊은이들부터 윤동주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에 낙엽을 끼우며 자란 중장년 관객 등 다양한 연령층이 입소문을 타고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영화 동주의 제작비가 5억 원밖에 안 들인 저예산 영화라는데 우리를 놀라게 한다.

누가 어떤 방식으로 영화를 만드느냐는 제작자들의 능력이나 관점이 다를 수 있다.

그러나 국민적 사랑을 받는 민족시인 윤동주의 영화를 제작하는데 너무 쉽게 접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관람을 원하는 시민이라면 제작비야 얼마가 들었든 전국 영화관에서 상영돼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했다는 생각을 해본다.

처음 전국 374개 상영관만 확보한 채 개봉됐지만 요즘은 550여 개의 상영관에서 상영하고 있다니 그나마 위안으로 삼는다.

영화 ‘동주는’ 지금으로부터 71년 전인 1945년 2월 16일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눈을 감은 윤동주 시인과 그의 이종사촌인 송몽규 선생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100% 흑백영화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절제된 장면으로 총칼이 사용되는 등 일본군에 의한 악랄한 장면 없이 심리묘사와 장면묘사만으로 당시 젊은이들의 숭고한 애국정신을 그린 점에서 평가할 수 있다.

“과정이 아름다웠던 인물이 잊혀지는 역사를 이 영화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고, 결과가 아름다웠던 동주를 통해 과거의 가치인 송몽규를 보여주고자 했다”는 이준익 감독의 말처럼 영화 ‘동주’는 고통으로 가득 차 있던 젊은 시인 윤동주의 가슴 아픈 진실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 이 영화가 상영된 가장 큰 의미가 아닌가 생각한다.

반면 영화 ‘귀향’은 제작의 준비와 기획부터 남다른 방식으로 제작된 영화다.

이 영화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기획부터 완성까지 총 14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약 6만여 명이 십시일반으로 제작비를 투자해 순제작비의 50%인 12억원이 모였다고 하니 가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각본에서부터 연출에다가 제작까지 맡은 조정래 감독은 지금으로부터 14년 전인 지난 2002년 일본군 위안부로 강제 동원됐던 피해자 할머니들의 후원시설인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에 위치한 ‘나눔의 집’ 봉사활동에서 만난 강일출 할머니의 이야기를 스크린에 옮긴 이야기다.

조정래 감독의 언론 인터뷰에 따르면 “14년 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있는 ‘나눔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강일출 할머니가 그린 ‘태워지는 처녀들’이란 그림을 봤어요. 위안부 소녀들의 시신이 산속 구덩이에서 불태워지는 걸 목격한 할머니의 기억이 담겨 있었죠. 그 때 충격을 받고 위안부 피해자들의 비극을 영화로 만들어 문화적 증거로 남겨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라고 말한다.

용기 있는 젊은 영화제작자의 꿈이 이렇게 대단한 결실을 보게 돼 국민의 한 사람으로 마음 뿌듯함을 느낀다.

‘귀향’은 현재 초대형 블록버스터 영화인 ‘갓 오브 이집드’를 누르고 단 한 번도 자리를 내주지 않은 계속해서 박스오피스 순위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시대에 일본군에 의해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을 하면서도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고 말하던 윤동주 시인과 일본군대의 노래개로 강제 동원된 위안부 소녀들의 참혹한 아픔은 우리 민족의 아픔이자 나라를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과 원망의 아픔이다.

이런 민족적 아픔을 그린 두 영화를 보려고 영화관으로 밀려드는 젊은이들이 있는 한 우리의 미래는 밝다.

<고려대 평생교육원 교수 김 순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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