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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보호, 체계적 사회운동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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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보호, 체계적 사회운동 필요
  • 경도신문
  • 승인 2016.03.2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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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순진 고려대 평생교육원 교수>

요즘 우리나라는 평택에서 일어난 계모의 학대에 못 이겨 끝내 목숨을 잃은 신원영 군의 암매장사건으로 세상이 시끌벅적하다.

게다가 울산 계모에 의한 의붓딸 살해사건, 인천 어린이집 아동학대사건 등은 말만 들어도 가슴이 부르르 떨리고 화가 치밀어 오른다. 그런데 이런 일이 일어날 때마다 우리의 대처는 늘 부르르 끓는 냄비처럼 그때뿐이다.

어린이 학대는 문명화시대의 아픈 뒷모습이며 어른들이 반성하고 제도적인 장치를 통해 실천해야 할 부끄러운 현실이다. 지난해 아동학대로 판정된 사례는 11,709건으로 전년에 비해 17% 늘었다고 16일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이 밝혔다. 가해자 중 80%은 부모였다는 사실에 우리는 반성해야만 한다. 학대가 일어나고 있는 장소 역시 80%이상이 가정에서 일어나고 있다.

아이들이 제대로 된 영양가 높은 음식을 먹고, 따뜻한 방에서 충분한 잠을 자며, 병들지 않도록 세심한 관심과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하는데 사건이 터질 때만 시끌벅적하고 앞 다투어 보도하지만 어느 국회의원 하나 제대로 된 발의조차 안 되는 것이 사회적 현실이다. 

아이들은 보호받을 권리가 있으며, 어른들은 아이의 미래를 책임지고 보살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음이 새삼 강조되는 시점에 대한민국 어린이 헌장을 다시 한 번 상기해본다.

대한민국 어린이헌장은 모든 어린이가 차별 없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니고 겨레의 앞날을 이어나갈 새사람으로 존중되며, 바르고 아름답고 씩씩하게 자라도록 함을 지표로 삼는다. ① 어린이는 건전하게 태어나 따뜻한 가정에서 사랑 속에 자라야 한다. ②어린이는 고른 영양을 섭취하고, 질병의 예방과 치료를 받으며, 맑고 깨끗한 환경에서 살아야 한다. ③어린이는 좋은 교육시설에서 개인의 능력과 소질에 따라 교육을 받아야 한다. ④ 어린이는 빛나는 우리 문화를 이어받아, 새롭게 창조하고 널리 펴나가는 힘을 길러야 한다. ⑤ 어린이는 즐겁고 유익한 놀이와 오락을 위한 시설과 공간을 제공받아야 한다. ⑥ 어린이는 예절과 질서를 지키며, 한겨레로서 서로 돕고 스스로를 이기며, 책임을 다하는 민주시민으로 자라야 한다. ⑦ 어린이는 자연과 예술을 사랑하고 과학을 탐구하는 마음과 태도를 길러야 한다. ⑧ 어린이는 해로운 사회 환경과 위험으로부터 먼저 보호되어야 한다. ⑨ 어린이는 학대를 받거나 버림을 당해서는 안 되고, 나쁜 일과 힘겨운 노동에 이용되지 말아야 한다. ⑩ 몸이나 마음에 장애를 가진 어린이는 필요한 교육과 치료를 받아야 하고, 빗나간 어린이는 선도되어야 한다. ⑪ 어린이는 우리의 내일이며 소망이다. 나라의 앞날을 짊어질 한국인으로, 인류의 평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 세계인으로 자라야 한다.

어린이 헌장에서 특별히 주목할 부분은 제②항의 항목이다. 세상 모든 “어린이는 고른 영양을 섭취하고, 질병의 예방과 치료를 받으며, 맑고 깨끗한 환경에서 살아야 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몰지각한 어른들은 어린이를 자신의 사랑 놀음에 방해자로 취급하거나 돈벌이의 수단으로 여긴다. 참으로 안타깝고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현실이다. 또 ⑨항을 살펴보면 “어린이는 학대를 받거나 버림을 당해서는 안 되고, 나쁜 일과 힘겨운 노동에 이용되지 말아야 한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을 안 듣는다는 이유로 이루어지는 체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요즘은 좀 줄었지만 가출어린이들이 앵벌이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제 어린이보호를 위한 체계적인 사회운동이 일어나야 할 때다.

경찰, 공무원, 초등학교 교사, 학원 교사, 어린이집 보육교사, 관변단체 회원 등이 함께 하는 범시민운동이 자발적으로 일어나면 좋겠다. 이를 통해 손자손녀가 없는 어른들과의 자매결연,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등교 도우미 등을 우선 실시하자. 읍면동에서는 어린이의 숫자와 환경을 파악하고 어린이가 거주하고 있는 가구별로 한두 명씩 멘토를 두는 제도도 제안한다. 어린들이 학대받고 죽음에 이르는 한 더 이상의 아름다운 사회는 진행되지 않음을 우리는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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