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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한 확실성, 사고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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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한 확실성, 사고의 역설
  • 경도신문
  • 승인 2016.04.17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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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이 바람에 날린다.

아름다운 풍경에 시선을 빼앗기는 사람들. 찬란한 봄빛과 꽃눈으로 즐거운 웃음 뒤편에 작은 그늘이 있다.

매년 봄철이면 교통사고율이 평소보다 10% 이상 증가한다는 사실.

누구나 사고의 위험성을 알고 안전을 말하지만 내가 그 당사자가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우리가 사는 일상은 사고와는 거리가 멀다.

매일 출퇴근하는 거리에서 몇 번이나 사고를 목격한 경험이 있을까. 소방차나 구급차는 어쩌다 한 번 스쳐지나갈 뿐이고 끔찍한 사건·사고는 TV속에만 존재할 뿐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다.

그저 쯧쯧 혀 몇 번만 차주면 잊혀지고마는, 내가 아니라서 다행이라는 위안으로 지나가는 사연들일 뿐.

그러나. 매년 5,000여 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최근 5년간 200여 건의 자연재난으로 270명이 피해를 입었고, 21만 여 건의 화재가 발생했으며, 지난해에만 40,000여 건의 화재로 225명이 사망자가 발생했다.

오늘 하루 안전했다고 내일도 평안하리라는 생각은 개인의 믿음이다.

사고는 내 주위에 흔치 않으니 나와는 별개의 일로 생각하는 것 또한 개인적 합리성의 결과라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사고는 반드시 발생한다.

사고가 언제, 어디에서, 누구에게 일어나는지는 정해진 것이 아니다.

이런 불확실성이 개개인의 일상을 안정적으로 유지시켜 준다.

그러나 순간의 한눈팔기나, 부주의, 방심에서 사고는 필연성을 띤다.

막연했던 위험성이 현실화하는 그 순간. 이 지점에서 불확실했던 사고의 가능성은 확실한 통계로 변모해 사고의 역설은 완성된다.

사람들은 흔히 ‘괜한 걱정이다’, ‘그 날의 고민은 그날 끝내라’,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 말하며 쓸데없는 우려를 경계한다.

행복한 삶의 비결은 자족하며 불필요한 걱정은 묻어두는 것이라 한다. 옳은 말이다.

그 말에 더해 행복의 시작과 종점은 나와 가족의 건강임을 강조하고 싶다.

뜻밖의 사고로 주체의 몸이 다치거나 소멸된다면 오늘의 행복은 딱 거기까지 일 뿐이다. 미래는 어둠으로 남겨진다.

불확실한 확실성, 사고의 역설이 우리에게 주는 경고는 그래서 꼭 필요하다.

사월의 흩날리는 봄꽃을 지나 오월의 신록이 사람들을 즐겁게 할 것이다.

상춘객이 늘어나면서 교통량도 많아지고 더불어 불확실했던 사고의 위험은 확실한 통계로 숫자화 될 것이다.

봄철 사고는 졸음운전을 피하거나 운전 중에 한 눈 팔지 않기, 나들이 장소에서의 화기주의 등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막을 수 있는 일이다.

부디 봄날의 즐거움만 가슴에 품고 행복한 추억만 간직한 채 여름을 맞을 수 있기를.

불확실한 사고의 가능성은 계속 불확실하게 남겨두고 아름다운 봄날을 즐기는 여러분이 되기를 바란다.

<인천부평소방서 갈산119안전센터 소방교 김 대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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