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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2주년을 되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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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2주년을 되돌아보며
  • 경도신문
  • 승인 2016.04.2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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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로 유람선 세월호의 침몰 2주기를 맞이했다.

그런데 아직 세월호는 물속에 잠겨 있고 여전히 9명이 수장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2년이 지난 지금쯤은 물에서 2년이나 수장돼 있자니 물고기밥이 됐거나 부패돼 형체를 알아볼 수 있을까 의심스럽다.

그동안 우리는 무엇을 했나?

2년이 넘도록 물속에서 아이들을 꺼내오기조차 못한 우리의 정부가 안타깝고 개탄스럽다.
중국에서는 지난 2015년 6월 1일 양쯔강에서 유람선 ‘둥팡즈싱(東方之星)’호가 침몰했으나 15일 만에 인양에서 장례절차까지 모두 마무리했다.

이 사고 역시 매머드급 침몰 사고였다.

사고 선박에는 승객 403명, 선원 46명, 여행사 직원 5명 등 모두 454명이 타고 있었는데 12명이 생환하고 442명이 숨진 사건이다.

이는 세월호의 탑승자가 476명으로 비슷한 숫자였으며 우리가 172명이 살아서 돌아온 것에 비하면 훨씬 많은 사망자를 낸 사건이었다.

그럼에도 불과 15일 만에 인양에서 장례절차까지 모두 마무리한 것을 보면 부러운 생각이 들며 상대적으로 우리 정부의 무능이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나는 지난 16일 세월호 침몰 2주년을 즈음해 안산 화랑공원에 준비돼있는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실제로 분향소에 가보니 우리가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나 많은 학생과 교사, 일반들이 희생됐음에 나는 또다시 눈물을 흘려야했다.

저 꽃 같은 아이들이 물속에서 자신들이 죽어가는 것을 알고도 나오지 못하고 있는 심정을 휴대폰을 찍거나 문자로 보내온 것들을 볼 때 가슴은 찢어지는 듯 했다.

너무나 안타까운 것이 사망자 259명 중에 단원고등학교 학생이 246명이나 되고 실종자 9명 중에 단원고 학생이 4명이나 된다는 점이었다.

그 외 지도교사를 비롯해 어린이, 일반인 등 수십 명의 사망자와 실종자들의 사진도 가슴 쓰리게 다가왔다.

세월호 특별법은 아직도 찬반의 논리가 팽팽한 채 국민적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보상에 관한 합의도 엇갈리는 찬반양론으로 맛서 있다.

게다가 침몰한 배를 아직도 꺼내오지 못하고 있다.

고작 배 한 척 침몰한 것도 2년이 넘도록 꺼내지 못하고, 그것도 중국회사에 용역을 주어 꺼내려 하고 있다.

어찌 우리가 조선업 세계 1위라며 자랑할 수 있겠는가?

단원고의 ‘기억교실’ 역시 논란이 많다.

계속해서 단원고등학교에다 기억교실을 운영함으로써 계속 입학해오는 후배들에게 교실이 모자라는 현상을 일으킬 수도 있고, 계속해서 초상집분위기를 연출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마음의 짐을 안겨줄 수도 있다.

안타까운 심정이야 어찌 말로 다 하겠느냐만 기억교실을 그대로 다른 장소, 즉 세월호 기념관 등을 건립해서 우리가 이토록 아픈 마음을 잊지 않도록 유지시켜주면서 학교에서는 이제 그만 평상시대로 면학의 분위기를 만들어주었으면 좋겠다.

요즘 지진의 공포가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우리나라 남부지방에서도 지진이 여러 군데서 감지돼 있는데 예산확보가 안돼서 그렇다느니, 무엇 때문에 그렇다느니 하면서 지진에 대한 준비는커녕 지휘체계조차 제대로 준비가 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세계적 지질학자들은 지금을 50년을 주기로 오고 일어나는 환태평양 지진대 화산활동의 시점으로 불의 고리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위기로 보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그저 강 건너 불구경을 하듯 태연하다.

앞으로도 사고는 언제든지 어디서든지 일어날 수 있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장마의 피해, 곳곳에서 이러나는 산업재해, 산사태나 건물의 붕괴…. 그때마다 우왕좌왕할 것인가?

 언제까지 우리가 오합지졸의 행태를 보이며 가족들을 2년씩이나 물속에 수장해놓고 있을 것인가?

이제 그만 세월호의 악몽에서 벗어나도록 유가족에게는 최선을 다해 위로와 보상을 하고, 사회적으로는 세월호 기념관 등을 건립해서 다시는 이런 아픔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자.

앞으로 일어날 재난재해에 대해 지금처럼 우왕좌왕하고 질질 끌지 말고, 구조 활동과 후속 조치, 보상기준 등에 관한 기준을 정해 법률로 정하고 매뉴얼을 만들어놓자.

<고려대 평생교육원 교수 김 순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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