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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한국전쟁을 상기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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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한국전쟁을 상기하며
  • 경도신문
  • 승인 2016.06.26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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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5일 토요일이 한국전쟁 67주년이 되는 날이다.

왜 우리끼리 전쟁을 해야만 했을까?

그 원인은 전적으로 일본을 비롯한 미국과 영국, 중국과 러시아 등 세계열강에 있다.

1945년 8월 15일 무조건 항복한 일본군이 한국에서 퇴각하고 미국, 영국, 러시아는 1945년 12월 16일 모스크바에서 3개국 외무장관이 참석하는 이른바 모스크바3상회의라는 것을 열고, “첫째, 한국을 독립국가로 재건설하며, 민주주의적 원칙하에 발전시키고, 일본 통치의 잔해를 빨리 청산할 조건들을 조성할 목적으로 민주주의 임시정부를 수립한다. 둘째, 연합국이 한국 임시정부의 수립을 원조·협력할 방안의 작성은 민주주의적 정당·사회단체들과의 협의를 통해 미소공동위원회가 수행한다. 셋째, 5년 이내를 기한으로 하는 4대 강국에 의한 신탁통치의 협정은 한국 임시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4개국이 심의한 후 제출한다.” 라는 신탁통치안을 가결했다.

이로 이해 남한은 미국의 군정이 됐고 북한은 소련의 군정이 되었던 것인데, 이는 영원한 분단이 되고만 것이다.

당시 우리나라는 37년이라는 긴 식민지 통치에서 가져온 정치 문화의 몰락과 오랜 봉건사회에서의 폐습에 따른 염증을 앓고 있던 터였다.

특히 조선 말 잦은 당파싸움과 탐관오리들의 악정을 이기지 못하고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나는 등 피폐한 민심 사이를 뚫고 일본이 이를 교묘히 이용해 우리나라와 합병하기에 이르렀는데, 광복 이후 민주주의와 공산주의의 출현은 당시 지식인들에게 매우 어려운 판단이었을 것이다.

모스크바3상회의에 의해 우리나라는 신탁통치란 미명 하에 분단됐고, 이를 계기로 북한에는 공산주의가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불과 5년 만에 김일성은 러시아와 중국의 힘을 빌려 남침하기에 이른다. 당시 우리나라는 너무나 많은 인명피해와 경제적 손실을 안고 나라가 이등분돼야만 했다.

한국군 62만 명, 유엔군 16만 명, 북한군 93만 명, 중국군 100만 명, 민간인 250만 명 등 521만 명이 사망했고, 전쟁고아 10만 명, 이산가족 1,000만 명이 발생했다.

또 산업 시설과 학교, 주택, 도로, 교량 등이 파괴돼 그 경제적 손실은 지금도 추산된 바 없을 정도다.

일제강점기 치하에서 37년 동안 고통을 겪은 이후 불과 5년 만에 들이닥친 동족끼리의 전쟁은 실로 많은 고통과 상처를 남겼다.

그런데 그렇게 많은 인명피해를 내고 끝난 6.25 한국전쟁에 대해 이름도 많고 탈도 많다.
 
이에 나는 몇 가지 개념을 정리하고자 한다.

지금까지 우리들은 동족상잔의 비극이라 해 6.25동란이라는 이름을 써왔다.

이는 한국 내에서 쓰는 이름으로 마치 일본과 한국 사이의 바다 이름을 동해라 쓰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는 세계적으로 말하려 할 때 소통에 문제가 생긴다. 우리가 지금도 동해라는 이름을 쓰고 있는데 반해 일본은 일본해라는 이름은 쓰고 있다.

외국에서 볼 때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그런 맥락에서 6.25전쟁 역시 6.25동란이라 부르면 안 된다.

한국전쟁으로 불러야 한다. 또 한국전쟁이 남침인가 북침인가의 논란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침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일부 젊은 사람들은 북침을 들먹인다.

그런데 그것은 자충수적인 말이다.

남침이 문명한 걸 알면서도 요즘 “안습 -> 안구에 습기가 차다, 엄친아 -> 엄마 친구의 아들” 등의 말줄임 습관에서 “북이 쳐들어왔다” 라는 말을 두 자로 줄여 북침이라 하는 이도 있는 것이다. 그러니 ‘남침이냐 북침이냐’라는 자충수의 논리보다는 ‘공산주의의 침략’이라든지, ‘김일성의 침략’ 같은 말로 바꿔야 한다.

우리나라가 노벨상을 받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번역이나 문장실력 때문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가장 큰 아픔, 즉 한국전쟁을 잊고 남의 다리를 긁는데 있다.

전쟁을 해서는 안 된다는 작품을 간과하고 사랑이나 먹을거리에 더욱 깊은 관심을 두어 우리의 치부를 손으로 가리는 모순을 낳았다. 이제라도 한국전쟁에 대한 절실한 고발과 상기의 문학작품이 탄생돼야 한다. 아무튼 그렇게 많은 상처를 남긴 한국전쟁이 잊혀진 계절이 되는 것이 너무나 아쉽다.

<고려대 평생교육원 교수 김 순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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