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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행복할 때 지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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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행복할 때 지키는 것
  • 경도신문
  • 승인 2016.12.04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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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부부가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그들은 서로 10년 이상의 나이차를 극복하고도 행복했다.

남편은 초등학교 밖에 나오지 못해 막노동을 했으며 아내는 대졸이라는 학력 차이도 그들의 사랑에는 장애가 되지 못했다.

더구나 그들에게는 결혼한 지 10년이 훨씬 넘어 아이가 없음에도 더없이 서로를 아끼며 사랑했다.

주위 사람들은 모두들 그들이 잉꼬부부라며 칭찬이 자자했다.

그들에게는 남편의 일과 아내의 일이 따로 없었다.

밥 짓는 일과 반찬을 만드는 일도 함께하고 빨래하는 일도 함께하며 시장 보는 일에도 늘 붙어 다녔다.

그렇게 사랑으로 서로를 감싸주며 사노라니 그들에게도 아이가 생겼다.

그들은 너무 기뻤다. 결혼한 지 13년이나 돼 아이가 생긴 것이다.

그 아이는 엄마의 뱃속에서 7개월 만에 조산아로 태어났다.

그들은 아이를 극진히 간호해 건강한 아이로 만들었다.

이웃들은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다.

그러나 그들의 불행은 아이가 생기면서부터 시작됐다.

그의 아내는 그가 담배를 피워도 아이를 핑계로 남편을 나무라고, 술을 마셔도 아이를 핑계로 구박했다.

하물며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려 해도 어디 더러운 손으로 아이를 만지느냐며 구박했다.

아이의 과잉보호에서 비롯된 파탄! 그들은 아이가 생기면서부터 금슬에 금이 가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이혼하고 말았다.

술주정이 심한 남편을 둔 한 여인이 있었다.

그녀의 남편은 술을 마시고 들어오면 온갖 집기를 부수고도 모자라 손찌검까지 했다.

그 남편은 너무 심한 과음으로 인해 병이 들고 말았다.

그는 병석에 누워 지난 일들을 뉘우치며 후회했다.

그리고 그의 아내에게 늘 잘못을 빌었다.

“여보 내가 잘못했어요. 정말 미안하오.” 그러나 너무도 어려운 시절을 보낸 그녀는 그가 빨리 죽었으면 했다.

그녀의 바람처럼 그는 그리 오래 버티지 못하고 죽었다.

그러나 그녀에게 돌아온 것은 행복이 아니었다.

그녀에게 돌아온 것은 ‘신랑 잡아먹은 여자’ 라는 곱지 않은 시선과 함께 뭇 남정네들의 치근덕거림뿐이었다.

그녀에겐 과부라는 딱지가 씌워졌다.

그녀는 후회했다.

“송장 같은 신랑이 방에 누워만 있어도 좋겠어요!” 그녀의 신랑이 병들어 방에 누워 있을 때만 해도 아무도 그녀를 과부라고 없이 여기거나 치근덕거리지 않았었는데….

시장에서 행상을 하며 두 자식들을 대학까지 가르친 홀어미가 있었다.

그 어미는 사는 것이 너무 힘들어 빨리 세월이 지나갔으면 했다.

그녀의 두 아들은 어미의 고생으로 대학을 마치고 결혼을 했다.

그 어미는 이제 손자들이나 보면서 편한 세상을 살려 했다.

그러나 그녀의 두 아들들은 각기 자신의 아내와 자식들을 챙기기에 급급할 뿐 어미는 뒷전이었으며 오히려 사업 자금 운운하며 어미를 몰아세웠다.

그 어미는 생각했다. “힘들어도 행상하며 아이들을 가르칠 때가 좋았는데….”

어느 가난한 부부가 살았다.

그들은 서로를 위하면서 맞벌이를 하며 내 집 마련 꿈에 부풀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들은 우연히 산 복권 1등에 당첨됐다.

그들의 불행은 거기부터였다.

복권에 당첨되자 그의 아내는 직장을 그만두고 쇼핑하러 간다며 매일 밖으로 나돌아 다녔고, 남편은 직장에서도 그의 아내가 돈을 모두 써버릴까 의심했다.

결국 부부싸움 끝에 남편은 자신의 아내를 칼로 찔러 죽이고 말았다.

그들이 복권에 당첨되지 않았더라면 지금도 서로를 위로하며 희망 속에 살았을 텐데….
사람들은 자신의 생활을 남과 비교해 힘들거나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스스로를 불행으로 몰아가는 아주 위험한 발상이다.

나라는 사람은 남과 비교하려고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나 하나의 희생으로 내 가족과 내 주변이 발전할 때 나의 가치가 상승되는 것이다.

아마도 먹을거리와 입성이 변변치 못했던 어린 시절이 불행했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린 시절은 추억 그 자체와 성장 과정일 뿐이지 불행과 행복의 논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 내 주변을 돌이켜 보라.

나를 바라보는 아이들, 아내, 남편, 부보님, 형제, 이웃, 친구들…. 나 하나의 자리지킴으로 내 가족과 이웃이 기쁠 수 있다면 지금이 가장 행복한 때인 것이다.

<고려대 평생교육원 교수 김 순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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