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저희 아버지는 1년 360일 술에 취해 살아요. 술을 마시지 않는 날은 1년에 5일도 안 돼요.” 어느 날, 어떤 학생이 이렇게 말했다.
그 후 그 학생의 아버지와 같이 이야기를 나누었다.
“무슨 근심이 있어서 술을 그렇게 마시세요?”
그분이 군에서 복무할 때, 서해의 해안 초소에서 경계근무를 서다가 어느 날 새벽에 갈대 숲이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총구를 그 쪽으로 향하고 주시하고 있는데, 갈대 숲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그 일을 보고하고 곧바로 사격을 했다.
조명탄이 떠오르고 사방에서 지원 사격을 했다.
잠시 후, 총소리가 멈추고 다시 고요해졌다.
긴장감이 감도는 적막 속에서 그분은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얼마 후 해가 떠오르자 총구를 갈대밭으로 향한 채 사격을 가했던 곳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그곳에 이르렀을 때 그분은 큰 충격을 받았다.
거기에는 간첩이 아닌, 아버지와 어머니와 아들 세 사람이 총에 맞아 처참하게 죽어 있었다.
그 사람들은 평소 그분과 아주 친하게 지내던 동네 주민들이었다.
그 광경을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정신을 잃을 뻔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지?’ 총에 맞아 죽은 주민들은 이른 새벽에 군인들 몰래 바다에 가서 꽃게를 잡으려고 출입금지 지역에 들어갔다가 변을 당했던 것이다.
그날 이후 이분의 뇌리에서는 자신의 총에 맞아 처참하게 죽은 가족의 모습이 떠나질 않았다.
잠에서 깨어나면 그 광경이 계속 떠올라 견딜 수가 없었다.
미칠 것만 같았다.
그 광경을 지우려고 집안에 있는 가구를 발로 차고 부수고 해도 계속해서 떠오르는 잔상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술에 취하면 그 일을 잊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술에 취해 살았다.
그분에게 내가 이야기했다.
“보잉747 점보기는 무게가 350톤이나 된다고 해요. 그 무거운 비행기를 들어올리려면 불가능해요. 그런데 비행기가 바퀴를 달아서 앞으로 달려가면 속도가 붙어서 쉽게 날 수 있어요. 그것처럼 그냥 고통을 잊으려고 하지 말고 마음을 바꿔 봐요. 행복한 기억, 진취적인 생각, 또 예수님의 사랑을 생각하면 악몽이 사라질 거예요.”
사람들은 어떤 문제를 만날 때 그것을 해결하려고 매달린다.
그런데 비행기를 들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달려가서 떠오르게 하는 것처럼, 해결하는 방법을 바꾸면 아주 쉽게 해결된다.
1년 내내 술에 취해 살았던 어느 학생의 아버지는 큰 충격을 받았던 일에서, 그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쳤지만 벗어날 수 없었다.
그런데 고통을 지우려고 하지 말고 행복한 생각, 희망적인 생각을 하면 된다.
마음에 행복이 채워지면 고통이 사라지는 것이다.
예를 들면, 예수님의 사랑을 기억하면 된다.
실제로 고통 속에서 살다가 예수님의 사랑을 발견한 후 그 고통을 잊고 밝게 사는 사람들이 많다.
오늘도 점보 비행기는 하늘을 난다.
떠오르려고 하지 않고 앞으로 달려가 사뿐히 하늘로 떠오른다.
박 옥 수
목사/국제청소년연합 설립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