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4-04-25 21:39 (목)
휴가와 바가지요금
상태바
휴가와 바가지요금
  • 경도신문
  • 승인 2015.08.09 20: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본격적인 휴가철이다. 메르스로 인해 오랫동안 억눌렸던 가슴을 풀어헤치고 사람들이 바다로 산으로 향하고 있다.

해운대 앞바다에는 1백만 명의 피서인파가 모였다고 한다. 유명하다는 해수욕장과 유명하다는 계곡에는 물놀이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게다가 중국관광객 요우 커 들을 비롯해 메르스로 한국관광을 금지했던 외국 관광객들이 20만여 명 이상 속속 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관광지가 사람들로 넘쳐나다 보니, 먹을거리의 물량이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해는 간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해마다 피서 철이면 바가지요금으로 오랜만에 관광지를 찾아간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런 시점에 지난달 30일 충청남도 당진에서는 휴가철 바가지요금 방지에 관한 캠페인을 벌였다고 해서 화제다.

대표적인 관광지인 왜목마을 일원에선 소비자단체 회원, 왜목마을 번영회, 석문면소상공인연합회, 새마을협의회, 그리고 공무원 등 8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휴가철 물가안정 캠페인이 벌였다고 한다.

소비자단체와 합동으로 점검반을 구성하여 관광시설과 숙박시설, 음식점 등을 대상으로 원산지 표시, 부당한 자릿세 요구, 담합 여부 등을 조사해 중점 관리 항목의 물가정보를 공개하고 주부물가모니터단과 소비자보호센터를 중심으로 현장 모니터링도 실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는 분명 당진시의 이미지 발전과 관광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러한 캠페인이 당진 시에 국한할 것이 아니라, 전국 지자체에서 동시에 벌어지길 기대한다.

윈도우나 옥외광고판에 음식 가격의 표시뿐만 아니라 원산지를 분명하게 표시해주어야 한다.

그래서 소비자들이 직접 가격을 보고 정할 수 있도록 바닷가든 계곡이든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 평소에 식당에서 백숙이나 닭볶음탕, 오리 탕이 4,5만 원 정도면 충분히 먹을 수 있었다.

그런데 피서 철만 되면 이런 가격이 2배 이상 오르는 경우를 이해하기 어렵다.

중국산 활어를 국산으로 둔갑시켜 파는 것도 모자라, 비수기에는 광어회나 우럭회(大)가 4만 원정도 받던 가격이 성수기에 10만원, 12만원을 받는 것을 볼 때 울화통이 치밀어 오른다.

1천 원짜리 아이스크림을 2,3천원 받는 것은 보통 있는 일이고 5백 원짜리 생수를 얼려 2천원을 받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피서 철이면 다량으로 팔려나가는 어항이나, 견지낚싯대, 족대, 투망의 가격도 평소보다 2,3배를 올려 받는 일이 상례로 통한다. 계곡 관광지에서는 관광객이 앉을 만한 자리에 모두 평상을 깔아두고 자릿세를 받는다.

국유지의 관광지를 왜 상인들이 점거해 장사를 하게끔 그냥 두는지 모르겠다.
대목 때 한 탕 벌어보자는 심산이다.

알고 보면 그런 행동은 그 상인의 사촌이나, 사돈, 동창, 선후배가 여행을 오는 것이니 그런 친척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일이다. 지자체들의 집중적인 관리감독이 필요하다.

공무원들도 사람이므로 그 시기가 지나면 그만이지 하는 것 같다.

또 그들도 휴가를 떠나므로 일손이 부족함도 이해가 간다. 요즘 일자리도 부족한데 관광전문 공무원제도를 도입해보면 아이디어를 제안해본다. 한국의 물가를 잘 모르는 외국인들이라고 바가지요금을 받아서는 더욱 안 된다.
 
지금이야 중국관광객이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로 인한 관계 악화로 한국으로 몰리고 있지만, 정치상황이라는 것은 늘 변수가 있는 것이라서 언제 어느 때 중국관광객들이 일본이나, 태국, 베트남이나 유럽으로 떠나갈지 모른다.

그러니 옥수수, 감자를 쪄내고 부침개를 부쳐 막걸리를 따라주며 외국관광객들을 형제처럼 대접해야 한다.

상인들은 바가지요금으로 일시적인 이득을 취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그 관광지는 관광객이 가기 싫어하는 관광지가 될 것이다.

요즘은 스마트폰 시대라 전 국민의 손에 들려있는 스마트폰에는 그야말로 최고의 정보가 들어있다.

관광객들은 싸고 맛있는 먹을거리를 찾아 나서기 때문에 관광객을 푸대접했다가는 자칫 삶의 터전을 잃어버릴 수도 있음을 경고한다.

관광지의 자연환경이 아름답다고 할지라도 상인들의 마음이 손님을 돈벌이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한 미래는 없다.

<고려대 평생교육원 교수 김순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