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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의 재정자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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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의 재정자립
  • 경도신문
  • 승인 2015.09.20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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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풀뿌리 민주주의란 이름으로 지방자치를 실시한 지가 이제 20년이 훨씬 넘었다.

그렇게 들끓던 지방자치단체의 효용에 관한 문제는 이제 덮어지고 시군구 주민들에게 어떤 문화혜택 속에 살게 할 것인가란 숙제만 지방자치단체에게 남았다.

그런데 지방자치단체들은 중앙정부와 광역단체에서 내려오는 예산 따내기와 그 예산의 사용에만 눈이 먼 것은 아닌가 묻고 싶다.


우리나라는 호화청사 경쟁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성남시는 모든 면을 유리로 막은 초 호화청사를 건립하고 그 빚을 갚지 못해 모라토리엄을 신청한 바 있다.


면사무소 동사무소가 그렇게 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엄청난 예산을 들여서 고작 공무원 20여명이 근무하는 면사무소, 동사무소를 호화로운 청사로 짓는 것을 당연한 듯 여기는 것은 어쩐지 제살깎아먹기처럼 보인다.


몇 년 전 텔레비전을 보고 깜작 놀란 적이 있다.

미국의 지방자치단체 100여 곳이 파산 직전이고 이미 14군데의 지방자치단체가 파산을 선언했다고 한다.


센트럴폴스, 스톡턴, 해리스버그, 스크랜턴……, 등이 파산을 선언하고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미국의 중소도시들의 이름이다.

이들의 파산 이유는 과도한 복지와 연금체계와 방만한 시운영에 있다고 한다. 방송에 따려면 하물며 어떤 도시의 퇴직공무원들 퇴직 후에도 현직의 90%가 넘는 연금을 받고 있었다.


이 여파로 경찰공무원들은 급여의 50%를 연금으로 받으려면 평소에 20년만 근속하면 퇴직금을 수령할 수 있던 것을 25년을 근무해야 하며, 어떤 지방자치단체는 공무원들 전체의 임금을 시급 8,000원으로 못 박아 지금하고 있다고 앵커는 전했다.

TV를 통해 보는 미국 북동부의 작은 도시 센트럴폴스는 빈곤의 그림자가 드리워 있었다.

주민들의 복지를 담당하는 커뮤니티 센터는 문이 굳게 잠겼다.


유리창은 곳곳이 깨져있고, 건물 앞에는 팔려고 내놨다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시의 자부심이던 퇴직군인 박물관도 운영을 중단한지 오래다.


공공 도서관도 공식적으로는 폐관을 선언한 상태로 몇몇 자원봉사자들이 나서서 겨우 문을 열어놓고 있었다.


“도로에 뚫린 구멍도 많아지고, 버려진 쓰레기도 늘어났습니다. 파산 전에 비해 많은 게 달라졌어요.”라는 게 현지 주민의 토로다.

두 달 전 파산 신청을 한 캘리포니아 주의 스탁턴시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공무원 연금과 건강보험금 지출이 문제였다.


지난 3년 새 공무원 인력을 30% 넘게 줄였는데도 끝내 파산을 막지 못했다는 것이 이 도시 부시장의 말이다.

납세자인 주민들은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는데, 공무원들은 퇴직 후에도 병원 청구서를 시청으로 마음껏 보내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러한 일들은 강 건너 불이 아닌 것 같다. 지금 각 지방자치단체들의 재정위기가 심각한 곳이 많다고 들었다.


파산하지 않으려면 방만한 시조직을 줄이고 불필요한 건물의 건축을 억제하는 등 누수처럼 흘러나가는 비용의 절감해야 한다.

요즘 지방자치단체들이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목적으로 검증되지도, 전문가로 구성된 팀워크도 갖추지 못한 채 행사를 기획한 사람들의 주머니를 채우는 격의 축제와 행사가 전국에서 난무하고 있다.

잦은 보도블록의 교체나 둘레길 조성 등도 자치단체의 재정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좀 더 치밀하게 기획된 사업의 효율적 운영으로 재정자립도를 끌어올려야 한다.


자신들의 재정운영능력을 감안하지 않은 채 성남시처럼 큰 청사를 짓거나 용인시와 의정부시처럼 잘못된 손익계산법으로 경전철을 건설해 부채를 양산하는 도구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공연장, 문화원, 예술회관, 문화회관을 짓는 등을 지으며 사업경험이 없는 지방자치단체의 장들이 무리하게 사업을 진행하는 것 또한 지방자치단체가 큰 빚을 떠안은 게 되는 이유다.
지방의회는 관리감독을 잘하고 있는지, 지방의원들은 지방자치의 효율적 운영보다 자신의

명예나 주머니 챙기기를 중시하는 것은 아닌지, 과연 매월 수억 원이 드는 지방의원들의 세비를 주고 지방의회를 운영해서 시군구 주민들의 경제에 도움이 되고 있는지도 묻고 싶다.

<고려대 평생교육원 교수 김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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