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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교과서에 대한 나의 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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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교과서에 대한 나의 견해
  • 경도신문
  • 승인 2015.10.18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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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치권과 역사학자뿐만 아니라 국민들 사이에서도 역사교과서에 대한 논쟁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조금만 정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술자리에서 커피숍에서 서로 역사교과서 논쟁을 하느라 가까운 사이에 금이 갈까 두렵다.

어떤 때는 택시를 탔다가 내 의견과 맞지 않는 기사와 논쟁을 하느라고 중간에 내려달라고 할 때도 있다.

갑자기 대두된 역사교과서 논쟁으로 국민에게 혼란을 준책임은 전적으로 정부 여당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청와대에서 무슨 행동을 취할 때 국민의 눈치를 너무 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청와대에서는 무슨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미리부터 언론플레이를 한다.

이를테면 지난 중국의 전승70주년기념일에 참석할 때만하더라도 그렇다.

 청와대 대변인은 미리 박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해서 미리부터 국민의 눈치를 본다. 그리고 여론을 형성해서 정책을 시행해 나간다.

이번 역사교과서의 국정화 의도도 그런 범주의 하나라는 생각이다.

이러한 큰 대사는 모름지기 충분한 준비기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여당과 야당, 그리고 국민이 참여하는 여러 번의 토론회를 하고 공청회를 거치고 공고기간을 거쳐서 적어도 5년 내지 2~3년 이상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정부여당은 큰 준비 없이 덜컥 발표를 했기 때문에 생긴 논란으로 보인다.

물론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주장하는 이유는 모두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새누리당에서는 역사교육을 정부가 주관하는 국정교과서로 하자는 논리이고 야권에서는 선택의 자유를 누릴 수 있게 현재 시행되고 있는 검인정역사교과서 제도를 고수하자는 논리이다.

전자인 새누리당의 주장에 따르면 구심점이 없이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역사교과서를 채택할 경우 교장의 정치성향에 따라서 종북 편향의 교과서나 야권 중심의 교과서를 가르칠 수 있다는 논리이고, 후자인 새정치민주연합의 주장에 따르면 총칼로 민주주의를 억압하거나 일본제국주의를 찬양하고 선동한 사람들에게 면죄부를 줄 수 있다는 논리이다.

그런데 나는 다른 생각을 가진다.

우선 역사를 시험과목에 넣지 않는 국어, 영어, 수학 위주의 입시제도에서 무슨 역사교과서 논쟁을 벌이느냐 하는 점이다.

나는 대한민국에서 치러지는 모든 시험에 있어서 국어와 역사는 당연히 시험과목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시험과목에 넣기는커녕 학생들에게 아예 역사 자체를 가르치지도 않는 학교가 있다고 하니, 이래서야 어떻게 나라를 바로 세울 수 있다는 말인가?

우리나라는 아직 분단국가이고 언제든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니 미국이나 프랑스, 독일 등이 채택하고 있는 검인정교과서제도와 우리나라는 특수성이 인정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나는 역사교과서에 관해서만은 정부에서 주관하는 국정교과서를 채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 당장 바꾸자는 것은 우려스럽다.

왜냐하면 무슨 정책을 몇 개월 안에 졸속으로 준비해 다수결로 통과시키려는 의도에 대해 우려하는 것이다.

5.16이 쿠데타냐 혁명이냐 하는 논리도 말하자면 군인이 총을 앞세워 대통령을 하야시키고 정권을 잡았으므로 엄연한 쿠데타였지만 그 후 새마을운동이나 경제개발5개년계획을 성공리에 완수해 대한민국의 근대화와 국민이 잘 살 수 있게 됐다고 공과 과를 둘 다 기술하면 되는 것이다.

이승만 대통령의 평가를 3.15부정선거에 하나로 치부할 수만은 없다.

그가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얼마나 수고를 했는지에 대한 평가는 간과한 채 부정선거부분만 부각시켜 부도덕한 정치인으로 매도하는 것 또한 적절치 않다.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하더라도 이번 정권 내에서 바꾸려 하지 말고 지금부터 몇 년의 준비기간에 거쳐야 한다. 역사교과서는 역사학자들에게 맡겨야 한다.

또한 어느 당이 집권하느냐에 따라 관점이 다를 수 있으므로 최근 30년 내의 역사는 교과서에 게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제발 국민에게 혼란을 주지 말고 오랫동안 논의하고 준비해서 대한민국 국민임에 자긍심을 느끼는 역사교육이 되길 바란다.

나의 이러한 생각은 경도신문과는 상관 없는 개인 생각임을 밝힌다.

<고려대 평생교육원 교수 김 순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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