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4-04-28 20:09 (일)
한일정상회담과 위안부 문제
상태바
한일정상회담과 위안부 문제
  • 경도신문
  • 승인 2015.11.08 22: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무려 3년 6개월 만에 처음 열린 한일정상회담이 큰 성과 없이 끝났다.

양국 관계는 다시 멀어지는 걸까. 그동안 “종군위안부 문제는 어느 전쟁에서나 그런 일은 있었다며 이는 자발적인 행위였다”는 아베 신조 일본 수상의 망언에 박 대통령은 회담을 거부했었다.

게다가 아베 수상은 태평양전쟁을 일으키거나 참가한 1급 전범을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거나 공물을 보내 주변 피해국의 큰 반발을 사왔다.

그런 이유를 통해 그간 중국 시진핑 주석과 여러 차례 정상회담을 한 것과는 달리 박근혜 정부 집권이후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도 부담이 되어왔던 것은 사실이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이 열려 외부적으로는 두 나라의 관계가 회복됐다는 성과로 보이고 과거사와 관련한 위안부 문제를 연내에 해결하자고 합의했으나 회담 직후 아베의 일본 국내 발언은 연내 신중론을 들고 나와 뒤통수를 치고 있는 듯한 형국이다.

아베는 회담 이후 2일 일본의 BS후지TV 방송에 출연해 “위안부 문제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 따라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는 기본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일본의 우익들은 아베가 만나주지 않을 것을 만나준 것처럼 뒷담화를 치고 있다.

그러나 일본총리를 지낸 무라야마 도이치는 11월 5일 종군위안부 문제를 두고 “일본의 책임으로 빨리 해결하는 것이 좋다.”고 아베에게 압박을 가하고 있다.

2010년 8월 10일 발표한 간 나오토(管直人) 총리의 담화는 “정치적 군사적 배경 아래 당시의 한국인들은 그 뜻에 반하여 이루어진 식민지 지배에 의해 나라와 문화를 빼앗기고 민족의 자긍심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 식민지 지배가 가져다 준 많은 손해와 고통에 대해 다시 한 번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의 심정을 표명한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아베는 그런 반성이나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그동안 한 번도 만나주지 않은 박근혜 대통령과 나란히 사진을 찍어 외양적으로 껄끄러운 관계에 있던 양국의 관계개선이란 모양새를 통해 국내의 지지율을 상승시키고 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하고 싶었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문제점은 있다.

이 세상의 가장 좋은 관계개선 방법은 대화다.

5년 임기동안 자주 만나 논의하면 더 좋은 방법이 나올 수 있는데도, 박근혜 대통령은 과거사문제에 집착해 경제나 외교,그리고 미래에 관한 양국관계의 여러 마리 토끼를 놓치고 있었던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한일 정상회담 시작 전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할 수 없는 회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었던 것이 사실이다.

지금 양국 관계는 정말 복잡 미묘하다.

중국의 성장을 우려한 일본은 미국을 등에 업고 한국에게 압박을 가하고 있다.

미국으로서도 중국의 급격한 성장은 매우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중국 또한 과거사에 관해 반성하지 않는 아베가 너무나 밉다.

게다가 조어도에서 어선끼리 추돌하면서 일본이 중국의 어선을 나포해 감금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은 중국의 반일감정을 심각하게 증폭시켰다.

지금 미국은 한국보다 일본에 가깝다.

그것은 중국이 남지나해나 동지나해의 남하정책을 통해 필리핀이나 베트남 등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것에 대한 미국의 견제 때문에 생긴 외교적 상황이다.

이번 한일회담을 통해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삶은 고작 5년에서 10년 남았다.

그렇지만 자꾸만 일본에게 보상해달라고, 사과하라고 매달리지 마라.

 우리나라가 약하고 가난해서 국민들에게 그렇게 고통을 주었으니 지금이라도 정부가 보상하고 정부가 사과하면 된다.

몇사람 남지 않은 할머니들에게 좋은 집 하나씩 지어드리고 요양보호사와 의사를 붙여드려라.

우리가 자꾸 과거사에 매달려 전진하지 못할 때 산업은 피폐해지고 경제상황이 악화되고 있지 않는가? 이유야 어찌 되었든 올해는 우리나라와 일본이 국교를 정상화한지 50주년이 되는 해이다.

한국과 일본은 과거사 문제 말고도 논의할 일이 너무 많다. 아무리 달래도 주지 않는 떡을 먹고 싶어 김칫국을 마실 필요는 없다. 자주 만나 또다른 현안의 논의가 필요하다.

<고려대 평생교육원 교수 김 순 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