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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과 조류독감에 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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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과 조류독감에 대비하자
  • 경도신문
  • 승인 2015.12.06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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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은 겨울이면 걱정되는 일이 있다. 구제역과 조류독감이 발생하는 철이라는 것이다.
 
구제역이란 발굽이 2개인 소, 돼지, 염소, 사슴, 낙타 등 발굽이 2개인 우제류 동물의 입과 발굽 주변에 물집이 생긴 뒤 치사율이 높은 달하는 가축의 제1종 바이러스성 법정전염병이다.

구제역은 공기를 통해 호흡기로 감염되기 때문에 무리에서 한 마리가 감염되면 나머지 가축 모두에게 급속하게 감염된다.

일단 감염된 가축들은 고열이 나고, 거품 섞인 침을 많이 흘리고 수포가 생긴다.

소는 사료를 먹지 않게 되고, 발굽에도 물집이 생기면 걷거나 잘 일어서지 못한다.

증세가 심해지면 수포가 터져 궤양으로 진전되며 앓다가 죽게 된다.

흔히 AI라 불리는 조류독감은 기러기나 원앙, 천둥오리 등 철새로 날아오는 야생 조류에서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감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며 드물게 사람에게서도 감염증을 일으킨다.

2003년 말부터 2008년 2월까지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는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인체에 감염된 사례가 640건 이상 보고돼 있다.

2013년에는 전국의 대부분의 지역에 구제역이 극심해 거의 모든 농가가 피해를 입었다.

그리고 작년에는 상단수의 농가가 조류독감 피해를 입었다.

바야흐로 겨울이다. 언제 어느 때 또 구제역과 조류독감이 발생할지 모를 일이다.

이는 우리나라 농업의 근간을 흔드는 일로 매우 긴박하고도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문제다.

과연 구제역과 조류독감의 확산을 막을 방법은 없을까?

교역량 세계 7위라는 대한민국, IT대국이라는 대한민국, 의료 환경 최적의 대한민국이 어떻게 이 지경으로 가축의 전염병을 막지 못하게 됨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친구들이 고등학교 졸업 이후 30년이 넘게 젖소를 기르고 있다.

그런데 어찌 함부로 그들의 근심꺼리를 만들어줄 수 있다는 말인가?

일단 구제역 감염으로 판명되면 그 지역으로부터 반경 500M 이내에 있는 소, 돼지, 사슴 등 모든 구제역에 감염될 수 있는 가축들을 살처분해서 매몰한다.

2013년 당시 필자의 고향 퍼천에서도 친구가 기르는 100마리가 넘는 젖소를 살처분했고, 한 목장은 340여 마리의 젖소와 170여 마리의 한우를 살처분해서 매몰했다고 한다.

조류독감 역시 한 마리라도 걸리면 기르고 있던 가금류를 모두 살처분해야 하는 상황이니 정말 눈물겹고 가슴 아픈 일이다.

자식처럼 기르던 멀쩡해보이는 가축들을 눈앞에서 주사를 놔 쓰러뜨리고 그것도 가축들이 놀던 마당에 묻는다고 하니 이건 사람이 할 일이 아닌 것 같다.

게다가 살처분된 소들이 무덤 속에서 살아나 ‘웅웅’ 울어댄다고 하니 그 소리를 듣는 농부들의 마음은 얼마나 비통하겠는가? 그러나 어쩌랴.

다른 집으로 전염될까 두려워 이동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문제점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구제역이나 조류독감이 발생하면 모든 물류의 배송이 차질을 빚게 된다.

 따라서 우리나라 사업 근간이 흔들리게 되며 농민들도 소나 돼지, 닭들에게 먹여야할 사료의 공급에 차질을 빚게 되어 2차, 3차의 고통을 초래한다.

게다가 군인이나 대학생들을 동원해 애꿎은 사람들이 고생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구제역이나 조류독감 등 가축 전염병을 관장할 수 있는 기관을 청(廳), 또는 차관급으로 신설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방역이나 살처분, 예방접종 등에 참여한 수의사, 학생들에게 표창, 학과점수 배점 등의 적당한 대우를 해주어야 한다.

구제역이 의심되는 기간에는 모든 행사를 자제하고, 자녀들의 고향방문이라 할지라도 자제토록 문자, 이메일, 엽서 등을 발송해야 한다.

구제역 농가에 대한 보상과 생활안정자금 지원 등이 빠르고도 충분히 이루어져야 한다.

해당 농가 경영주에 대해 비관, 낙심해 자살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신교육을 병행해야 한다.

정부당국에서는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우리 인간의 생명조차도 보장받을 수 없음을 우리는 간과해서는 안 된다.

금년에는 제발 초기단계에 제압해 구제역과 조류독감이 없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
 

<고려대 평생교육원 교수 김 순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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