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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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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람이다
  • 정보영 기자
  • 승인 2015.05.13 22: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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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생각 않는 남자 안쓰러운 연애
몸과 맘이 따로 놀면 행복하지 않아
 
곽정은 지음
268쪽/1만3천800원/달
 

한 직종에서 10년간 같은 일을 했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혹은 어떤 의미일까? 연애, 커리어, 인물, 심리, 여행 등 다양한 분야의 기사를 쓰고, 각계각층의 수많은 사람들을 인터뷰해온 저자가 10년간 만나고 헤어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수많은 과정을 이 책을 통해 담담하게 정리하고 있다. 이 책에는 총 34명의‘사람’이 등장한다. 그중에는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이나 유명 인사들도 포함되어 있고, 우리는 잘 알지 못하는 저자의 내밀한 인연들도 들어 있다. 물론, 사생활 보호를 위해 실명은 거론하지 않는다. 대신, 적합한 별명을 붙여줌으로써, 그들 각각 인물의 특징을 간명하고 명쾌하면서도 위트 있게 압축해 이해를 돕고 있다. 이 책은 ①사랑, ②일, ③인간관계, ④일상, 총 네 가지 분야로 나누어 이야기를 이어간다. 먼저, 사랑분야에서는 이혼한 전 남편을 비롯해, 저자를 스쳐지나간 뭇 남성들에 대한 이야기를 가감 없이 솔직하게 고백해놓았다. 뿐만 아니라, ‘나쁜 남자’ ‘엄친아’등 요즘 화제의 중심으로 떠오르는 키워드로 대변되는 남자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통해, 여성들이 남자를 만날 때 주의해야 할 것이나 생각해보아야 할 지점 등을 ‘옆집 언니’ 의 마음으로 때론 다정하게 다독이며, 때론 따끔한 충고를 서슴지 않는다. 지금 한창 연애를 하고 있거나 반대로 연애를 하지 못해 고민이거나, 결혼이라는 커다란 산 앞에서 걱정이 많은, 대한민국 대다수의 여성들에게는 무한 공감대를 형성하며 갈팡질팡하는 마음에 한 줄기 방향을 제시한다. 역시, 두 번째, 일 분야는 직장생활을 해봤다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겪었음직한 이야기들로 구성되었다. 멀리 보지 못하고 당장의 안위를 위해 꿈을 포기하는 후배를 대선배의 마음으로 보듬거나, 일중독으로 살아가는 어느 방송국 워커홀릭 PD의 일화를 통해서는 우리 인생에서‘직장’이 차지하는 자리에 대해 현명하게 반응하고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는 자그마한 팁들을 제시한다. 감정노동과 같은 사회적 이슈에도 관심을 두며 좀 더 건강한 직장생활을 위한 주옥  같은 이야기로 너덜너덜 상처 난 마음을 어루만져주기도 한다. 세 번째, 인간관계 분야는 좀 더 우리 현실 속의 이야기들이다. 이 책의 가장 핵심이 되기도 한다. ‘사람’때문에 아파하고 ‘사람’ 때문에 울기도 하지만, 결국 곁에 있어주는 것도‘사람’이요, 의지가 되는 것도‘사람’이다. 살면서 정말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이 내 마음 같지 않음에 실망하고 지치기도 하지만, 우리는 절대로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나약한 존재들이다. 저자가 일을 하면서 만난 파트너 혹은 개인적으로 친분을 쌓게 된 인맥들의 일화를 통해, 우리는 실타래처럼 얽혀버린 복잡한 인간관계를 현명하게 풀어나갈 수 있는 위안과 용기를 얻는다. 네 번째, 일상분야에서는 그야말로 일상 속에서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크고 작은 사건들과 또한 내 마음속에서 자라나는 소소한 고민들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진다. 한때 우울증을 겪으며 카운슬러를 찾아갔던 이야기, 충분히 말랐으나 더 마른 몸매를 부르짖으며 다이어트에 고군분투하는 후배 이야기, 월급을 받는 족족 명품 옷과 가방을 사던 친구 이야기, 살면서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는 어느 연예인 이야기, 삶이 갑갑할 때 찾아갔던 점집 이야기. 우리 주변 친구들의 모습과도 별반 다르지 않다. 아니, 어쩌면 이 모든 건 나 자신의 모습일 수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지보다 내면의 진짜 내 모습에 집중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조화롭게 지내면서도 나의 정체성 또한 잃지 않는 현명한 방법이 되어주지 않을까. 그 누구라도 비슷한 고민들로 잠 못 이루거나 괴로워했을 그런 시시콜콜하지만, 굉장히 중요한 이야기들. 저자는 본인의 경험도 담담히 고백하며, 그런 시간들을 보냈을 또 다른 이들을 위해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은 또한 저자 스스로를 위무하고 텅 빈 마음을 가득 채우는 일이 되어주기도 했음은 물론이다. 이제는 책장을 덮고 우리 곁의 ‘내 사람’ 들을 하나씩 떠올려보면 어떨까. 이 책을 집어든 모든 이들의 인생에도 있는 ‘사람들’ 이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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