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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서해대교 화재사고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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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서해대교 화재사고 막는다
  • 김창석 기자
  • 승인 2019.05.01 2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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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 국내 최초 ‘교량 케이블 화재 방지 기술’ 특허 등록

현수교·사장교 케이블에 수관 설치로 신속 진압
서해대교 전체 7만 7000m 도입 시 총 15억 원 소요

케이블의 힘으로 지탱하는 다리를 케이블 구성 방식에 따라 ‘현수교’나 ‘사장교’라고 한다.

경기도가 이런 현수교나 사장교 케이블에 불이 났을 경우 이를 효과적으로 진압할 수 있는 화재 방지법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특허를 받았다.

도는 지난 3월 18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교량 케이블의 화재를 방지하는 수관 장치 및 화재방지 방법’에 대한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김상구 도 안전관리실 소속 주무관이 고안한 이 화재 방지 방법은 교량을 지탱하는 케이블을 물이 들어 있는 수관으로 감싸주는 것이다.

이는 케이블과 수관의 발화점이 다르다는 점을 이용한 것으로, 통상 케이블의 경우 300℃가 돼야 불이 붙지만 수관은 85℃만 돼도 불이 붙는 것에 착안했다.

수관은 생활 속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수도용(염화비닐 등)파이프로, 케이블에 열이 가해지면 발화점이 낮은 수관이 먼저 불에 타게 되고 수관의 물이 밖으로 나와 화재를 진압하는 방식이다.

김 주무관이 화재 방지법을 개발하게 된 동기는 2015년 12월 발생한 서해대교 화재였다.

당시 화재는 낙뢰 때문에 일어났는데, 낙뢰를 맞은 한 케이블에 불이 났고 이 불이 옆으로 번지면서 3개 케이블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중 한 개가 끊겨 땅으로 떨어질 때 화재진압에 나선 소방관이 이 케이블에 맞아 순직하기도 했다.

서해대교 화재 진압이 어려웠던 이유는 케이블 주탑 높이가 180m인데다 강풍이 심해 고가 사다리차와 소방헬기 이용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당시 소방관 5명이 100m가 넘는 서해대교 주탑에 올라 불이 난 케이블에 물을 흘려보내는 방식으로 화재진압에 성공해 모두 1계급 특진하기도 했다.

서해대교는 모두 144개의 케이블이 하중을 지탱하는 사장교인데, 2개 이상 끊어지면 붕괴 위험이 매우 높아진다.

화재 진압이 조금만 더 늦었으면 2차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던 상황이었다.

한국도로공사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이 화재로 서해대교에는 15일 동안 교통통제가 이뤄졌으며 400억 원 가량의 사회적 손실이 발생했다.

김 주무관은 “화재 조사를 위해 현장에 출동했는데 케이블에 불이 났을 경우에 대비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케이블에 수관을 설치하면 언제든지 화재를 진압할 수 있겠다 싶어 방법을 연구했다”고 밝혔다.

앞서 김 주무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케이블 1m당 소요되는 예산은 2만 원 정도로, 서해대교에 수관을 설치할 경우 평균 140m길이 케이블 144개 총 7만 7000m에 15억 원이 필요하다.

또한 도 안전관리실 집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총 82개의 사장교와 현수교가 있으며 이들의 케이블 교량길이는 10만 4170m에 이른다.

이곳에 모두 수관을 설치하면 724억 원 정도가 필요한 것으로 도는 추산하고 있다.

이는 화재 발생시 예상되는 2조 2972억 원 규모의 사회적 비용 대비 3.15%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안전관리실은 실행방안을 마련하고자 전문가 자문과 의견 수렴, 공동 연구를 위해 경기연구원과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송재환 안전관리실장은 “교량 케이블 화재의 경우 제대로 진압을 하지 못할 경우 피해규모가 막대하다”며, “사장교와 현수교가 많아 대책이 시급한 우리나라 현실을 감안할 때 이번 특허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특허가 낙뢰 또는 교량위 차량 화재로 인한 복사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교량 케이블 화재사고 예방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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