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4-05-28 20:22 (화)
‘나 하나쯤’ 아닌 ‘나 하나만이라도’
상태바
‘나 하나쯤’ 아닌 ‘나 하나만이라도’
  • 경도신문
  • 승인 2016.08.10 18: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람이 심각한 부상을 당해 심정지에 이를 경우 5분 이내에 응급처치를 받지 못하면 뇌손상이 시작돼 사망하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유발한다.

상가나 주택에 화재가 발생해 소방차가 5분 이내에 도착하지 못하면 화재가 급격히 확대돼 건물 전체가 불길에 휩싸여 전소된다.

우리가 쉽게 간과하고 무심코 지나치는 짧은 시간이지만 응급환자나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엔 매우 중요한 시간이다.

우리 이웃의 생명을 구하고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 우리 소방차량이 촌각을 다투어야만 도달할 수 있는 시간인 것이다.

위급 상황의 경우 환자를 신속하게 이송해야 하기에 사이렌을 켜고 앞서 달리는 차들이 양보해줄 거라는 믿음 하나로 오늘도 소방관은 생명을 담보로 한 위험한 곡예운전을 할 수밖에 없다.

이에 소방서에서 소방통로 확보 캠페인, 소방차 통행훈련, 불법 주.정차 단속 홍보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시민들의 협조 없이는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얼마 전부터 긴급 차량에 대한 양보를 법적으로 의무화하면서 양보하지 않는 차량에 대해 2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물론 강제성을 띤 법안을 통해 소방차 길 터주기의 빠른 정착화라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무슨 일이든 강제성을 띠면 한계가 있기 마련, 우리나라에서도 선진국과 같은 도로 위 ‘모세의 기적’을 보기 위해선 강제성을 앞세운 변화보단 우리 스스로 생각의 변화를 꾀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법안이라도 그 법안의 주체인 우리 즉, 내가 먼저 변하지 않는다면 사상누각(砂上樓閣)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내 가족 또는 이웃이 아파서 구급차가 필요하거나 옆집에서 화재가 발생해 긴급하게 도움이 필요할 경우, 나 때문에 소방차량 출동로가 막혀서 필요한 도움을 주지 못한다면 개인적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으로 큰 손실을 초래하게 된다.

이러한 손실을 사전에 예방하고 따뜻한 사회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나의 안락함만을 추구하는 그릇된 생각을 버리고 이웃을 배려할 줄 아는 시대정신이 절실히 요구된다.

위급상황에서 긴급차량을 운행할 때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구급대원은 물론 구해야 할 환자까지 함께 위험에 처할 수 있으며 이는 모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달린 문제일 것이다.

외국사례를 부러워만 하는 국민에서 벗어나 ‘나 하나쯤이야’ 가 아닌 ‘나 하나만이라도’ 를 실천해 우리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도로 위 수호천사가 돼보자.

신속하고 적절한 응급처치, 그리고 친절과 봉사는 소방대원의 숙명이지만 나 아닌 다른 사람들과 소방대원들을 배려하는 시민의식과 최소한의 존중이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인천서부소방서 연희119안전센터 이 승 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